경위서 작성법 A to Z: 징계를 피하고 내 권리를 지키는 완벽 가이드

 

경유서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실수나 사건으로 인해 '경위서' 제출을 요구받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당장 눈앞이 캄캄해지고, "이거 쓰면 징계받는 거 아냐?",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하지?", "시말서랑은 뭐가 다른 거지?" 온갖 걱정과 질문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 겁니다. 경위서 한 장에 내 인사고과와 평판이 달려있다고 생각하면 손에 땀이 쥐어질 수밖에 없죠.

15년 넘게 HR 담당자로 근무하며 수백 통의 경위서를 검토하고 직접 징계위원회를 운영해 본 전문가로서 단언컨대, 경위서는 당신의 직장 생활을 위기에 빠뜨릴 수도, 혹은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꿔줄 수도 있는 강력한 문서입니다. 어떻게 작성하느냐에 따라 단순한 사실 보고로 끝날 수도, 감봉이나 견책, 심지어 해고의 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경위서와 시말서의 근본적인 차이부터, 징계를 피하고 나의 권리를 지키는 전략적인 경위서 작성법, 법적 효력과 실제 샘플까지 당신이 궁금해하는 모든 것을 담았습니다. 이 글 하나만으로도 당신은 불이익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경위서, 대체 무엇이고 왜 써야 하나요?

경위서는 업무상 과실이나 특정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시작부터 끝까지의 과정과 원인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상세히 보고하기 위해 작성하는 공식 문서입니다. 많은 분들이 경위서를 '잘못을 비는 반성문' 정도로 오해하지만, 핵심은 '사건의 전말을 정확하게 알리는 것'에 있습니다. 회사는 이 경위서를 통해 사건의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고,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는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합니다. 물론, 이 내용이 향후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으므로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경위서의 정확한 법적 정의와 목적

법적으로 경위서 자체를 규정하는 명확한 조항은 없습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상 '징계' 절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기업은 직원을 징계해야 할 사유가 발생했을 때, 그 사유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때 경위서는 사건 당사자의 진술을 공식적으로 확보하고, 회사가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자료가 됩니다.

제가 HR 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한 직원이 고객과의 미팅에 1시간이나 늦어 큰 클레임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저희는 즉시 해당 직원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벌을 주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1. 사실관계 확정: 정말 1시간을 늦었는지, 늦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교통체증, 개인적인 실수 등) 당사자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2. 원인 분석: 만약 시스템적인 문제(예: 잘못된 주소 공지)가 있었다면 이를 개선해야 했고, 개인의 문제라면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파악해야 했습니다.
  3. 재발 방지 대책 수립: 경위서 내용을 토대로 '중요 미팅 전 사전 알림 시스템 강화', '법인 택시 이용 권장' 등의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경위서의 제1 목적은 처벌이 아닌, '사실 파악을 통한 문제 해결 및 예방' 에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경위서 vs 시말서 vs 사유서: 결정적 차이 총정리

많은 분들이 이 세 가지 문서를 혼용하거나 같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목적과 뉘앙스에 있어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면 전혀 다른 의도의 문서를 제출하게 될 수 있습니다.

구분 경위서 (經緯書) 시말서 (始末書) 사유서 (事由書)
핵심 목적 사건의 전말에 대한 객관적인 보고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사죄 특정 의무 불이행에 대한 이유 설명
작성 톤 3인칭 관찰자 시점의 사실 기반 서술 1인칭 시점의 주관적/감정적 반성 단순 이유 전달, 변명으로 비칠 수 있음
내용 초점 육하원칙(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에 따른 사건 경과 잘못 인정, 사죄, 재발 방지 약속 약속/규칙을 지키지 못한 이유 해명 (예: 지각 사유서)
법적 성격 사실관계 확인서, 징계 근거 자료 반성문, 헌법상 양심의 자유 침해 논란 소지 단순 소명 자료
전문가 팁 감정을 배제하고 사실 위주로 담백하게 작성하는 것이 핵심. 강요에 의해 작성 시 법적 효력이 없을 수 있으나, 제출 시 반성 의사로 간주. 객관적 증빙(예: 진료확인서)을 첨부하면 신뢰도 상승.

<전문가 경험 사례> 과거, 한 직원이 회사의 비품을 분실하고 "분실 시말서"를 제출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문서에 "저의 부주의로 인해 회사에 누를 끼쳐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각골난망의 자세로 업무에 임하겠습니다." 와 같이 감정적인 사죄의 표현을 가득 채웠습니다. 하지만 정작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비품을 분실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있었습니다.

결국 저희 팀은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해당 직원과 재면담을 하고 "경위서"를 다시 요청해야만 했습니다. 만약 처음부터 사실관계를 명확히 기술한 경위서를 제출했다면,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었을 것입니다. 회사가 원하는 것은 당신의 절절한 반성문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사실 보고서'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회사는 어떠한 경우에 경위서를 요구할 수 있나?

회사가 아무 때나 경위서를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통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우,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경위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 업무상 중대한 과실 또는 사고 발생: 생산 설비 오작동, 고객 정보 유출, 중대한 계약 실수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 비위 행위 발생: 가해자 또는 피해자, 목격자의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요구
  • 회사 규정 위반: 무단결근, 중요 보안 규정 위반, 겸업금지 의무 위반 등
  • 회사 자산의 손상 또는 분실: 고가의 장비 파손, 중요 서류 분실,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 등

만약 이러한 정당한 사유 없이, 혹은 취업규칙 등에 근거 없이 경위서 제출을 강요한다면 이는 부당한 업무 지시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고급 사용자 팁: 경위서 요구가 부당하다고 느껴질 때의 초기 대응법> 만약 경위서 요구가 부당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면, 무작정 거부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이 대응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1. 요구 근거 확인: "팀장님, 어떤 규정에 근거하여 경위서 제출을 요청하시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라고 정중하게 문의하여 요구의 정당성을 확인합니다.
  2. 목적 명확화: "해당 경위서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인지 알 수 있을까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것인지, 징계 절차의 일부인지 명확히 해주시면 작성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라고 질문하여 회사의 의도를 파악합니다.
  3. 서면 요청: 구두로만 제출을 요구받았다면, 이메일 등 서면으로 요청 내용을 다시 한번 보내달라고 하여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거부는 오히려 '명령 불복종'이라는 또 다른 징계 사유를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절차적 정당성을 따져보고, 기록을 남기며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위서 vs 시말서 명확한 차이 확인하기



징계를 피하는 경위서 작성법, 핵심 원리는 무엇인가요?

징계를 피하는 경위서의 핵심은 '객관성'과 '진정성 있는 책임감'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입니다. 단순히 "죄송합니다"를 반복하거나, 상황을 축소하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대신, 발생한 사건을 제3자의 시선으로 육하원칙에 따라 명확하게 기술하고, 자신의 과실이 있다면 이를 인정하되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당신이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할 의지가 있는 책임감 있는 직원이라는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줍니다.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6가지 필수 구성 요소

잘 쓴 경위서는 한 편의 잘 짜인 보고서와 같습니다. 다음 6가지 요소가 명확하게 드러나야 합니다.

  1. 인적 사항: 소속, 직위, 성명 등 작성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밝힙니다.
  2. 사건 발생 정보: 사건명, 사건 발생 일시 및 장소를 특정합니다. (예: 서버실 전원 차단 사고, 2025년 7월 26일 15:00, 본사 3층 서버실)
  3. 사건의 경위 (가장 중요):
    • 육하원칙(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에 따라 시간 순서대로 작성합니다.
    • 개인의 감정('너무 당황해서', '정신이 없어서' 등)은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인 사실과 행동만을 서술합니다.
    • "~라고 생각합니다", "~인 것 같습니다"와 같은 추측성 표현 대신, "~했습니다", "~라고 확인했습니다"와 같은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합니다.
  4. 사건의 원인: 사건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합니다. 자신의 과실, 시스템의 문제, 외부 요인 등을 솔직하게 기술합니다.
  5. 대응 및 조치 내용: 사건 발생 직후,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작성합니다. (예: 즉시 전산팀에 연락, 수동 백업 절차 진행 등)
  6. 재발 방지 대책 및 서약:
    •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단순히 "앞으로 잘하겠습니다"와 같은 추상적인 다짐은 의미가 없습니다.
    • "관련 매뉴얼을 주 1회 숙지하겠습니다", "업무 시작 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겠습니다" 와 같이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 마지막으로 작성일과 작성자 서명을 기재하여 문서를 마무리합니다.

사례 연구 1: 최악의 경위서를 최고의 경위서로

한 마케팅팀 직원이 경쟁사 비방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부적절한 문구를 광고에 사용하여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는 처음에 다음과 같은 '최악의 경위서'를 제출했습니다.

<최악의 경위서 예시>

제목: 광고 문구 논란에 대한 경위서

최근 제가 작성한 광고 문구가 문제가 되어 회사에 피해를 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제 의도는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오해를 불러일으켜 유감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심하겠습니다.

이 경위서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변명, 책임 회피, 추상적인 다짐뿐입니다. 회사는 이 직원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개선의 의지도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에게 위에서 언급한 6가지 원칙에 따라 다시 작성하도록 코칭했습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최고의 경위서'가 탄생했습니다.

<최고의 경위서 예시>

1. 사건명: 2025년 7월 신제품 온라인 광고 문구 관련 논란 2. 발생 일시: 2025년 7월 25일 10:00, 관련 커뮤니티 최초 게시글 확인 3. 사건 경위:

  • 2025년 7월 22일: 신제품 광고 카피 3종을 작성하여 팀장님께 1차 보고 드렸습니다.
  • 2025년 7월 23일: 피드백을 반영하여 수정한 최종 광고안을 확정하고, 외부 광고 대행사에 전달했습니다.
  • 2025년 7월 24일: 광고가 집행되었으며, 문구 중 '타사의 답답한 성능을 완벽히 해결'이라는 표현이 포함되었습니다.
  • 2025년 7월 25일: 해당 문구가 특정 경쟁사를 저격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고객 항의 및 커뮤니티 게시글이 발생했음을 인지했습니다. 4. 발생 원인:
  • 직접적 원인: 광고 심의 규정 및 공정거래법상 '비방 광고' 관련 조항에 대한 저의 숙지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 구조적 원인: 최종 광고안 출고 전, 법무팀 또는 전문 부서의 크로스체크 프로세스가 부재했던 점도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5. 조치 내용:
  • 즉시 팀장님께 보고 후, 광고 대행사에 연락하여 해당 광고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청 및 완료했습니다.
  • 논란이 된 커뮤니티에 회사 차원의 정중한 사과 및 해명 댓글을 게시했습니다. 6. 재발 방지 대책:
  • 개인적 차원: '표시광고법 및 관련 가이드라인'을 1주일 내로 정독하고 핵심 내용을 요약하여 팀원들과 공유하겠습니다. 매월 1회 스터디를 진행하겠습니다.
  • 업무 프로세스 개선 제안: 모든 광고 문구는 출고 전, '광고 문구 셀프 체크리스트'를 의무적으로 작성하고, 마케팅팀장과 유관부서(필요시 법무팀)의 최종 승인을 받는 절차를 도입할 것을 정식으로 건의드립니다.

두 번째 경위서는 어떤가요? 이 직원은 자신의 실수를 명확히 인정하면서도, 문제를 개인의 실수로만 돌리지 않고 구조적인 원인까지 분석했습니다. 또한, 단순히 반성하는 것을 넘어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재발 방지 대책과 프로세스 개선안까지 제시했습니다. 이 경위서를 받은 경영진은 그를 문책하기보다, 오히려 문제 해결 능력과 책임감을 높이 평가하여 경고 조치로 사안을 마무리하고 그의 제안을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도입했습니다. 이 조언을 바탕으로 광고 프로세스를 개선한 결과, 이후 6개월간 광고 관련 법규 위반 및 고객 클레임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잠재적인 법적 리스크 비용을 수천만 원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반성'과 '변명'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진정성을 보여주는 표현법

경위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반성'을 표현하되 '변명'으로 보이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 나쁜 표현 (변명): "다른 업무가 너무 많아서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 좋은 표현 (상황 설명 + 책임 인정): "A, B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과정에서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일정을 관리하는 저의 역량이 부족했음을 인정합니다."
  • 나쁜 표현 (책임 전가): "선배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 좋은 표현 (사실 전달 + 자기반성): "선배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으나, 해당 지시의 문제점을 스스로 파악하고 확인하지 못한 저의 안일함에 책임이 있습니다."
  • 나쁜 표현 (추상적 다짐):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 좋은 표현 (구체적 약속): "매일 아침 업무 시작 전, '오늘의 주요 업무 3가지'를 선정하고 팀장님께 공유하여 누락을 방지하겠습니다."

진정성은 '죄송합니다'라는 말의 횟수가 아니라, 문제를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얼마나 구체적인 노력을 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데서 나옵니다.

법적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문장 구성 팁

경위서는 향후 노동위원회나 법정에서 중요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필요하게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자백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인정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확실하지 않은 사실은 단정하지 마세요: "제가 실수한 것 같습니다" 보다는 "CCTV 확인 결과, 저의 행동이 원인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와 같이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세요.
  • 자신의 권한을 넘어서는 책임을 인정하지 마세요: 예를 들어, 팀의 프로젝트 실패에 대해 팀원으로서 경위서를 쓴다면 "프로젝트 실패의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라고 쓰는 것은 위험합니다. 대신 "팀원으로서 맡은 바 역할을 완수하지 못해 프로젝트에 악영향을 미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합니다" 와 같이 자신의 역할 범위 내에서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 법률 용어의 사용을 자제하세요: '중과실', '업무상 배임' 등과 같은 법률 용어를 스스로 사용하여 자신의 행위를 규정하지 마세요. 이는 법률 전문가의 판단 영역입니다. 오직 발생한 '사실'만을 담백하게 기술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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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위서 제출, 그 이후의 법적 효력과 불이익은 무엇인가요?

경위서 제출은 그 자체로 징계 처분이 아닙니다. 하지만 작성된 내용은 향후 징계 위원회에서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되며,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단 제출하고 보자"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입니다. 경위서의 내용이 허위로 밝혀지거나, 제출 자체를 불성실하게 여길 경우, 이는 반성의 기미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오히려 가중 처벌의 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사실에 입각하여 성심성의껏 작성해야 합니다.

경위서는 징계의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을까?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판례에 따르면, 근로자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내용의 경위서를 제출했다면, 이는 징계 사유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로 인정됩니다. 사용자는 이 경위서를 근거로 징계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으며, 근로자는 나중에 "사실과 다르다"고 번복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경위서는 일종의 '자술서'와 같은 효력을 가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내가 쓴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나의 권리를 제한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긴장감을 가지고 작성에 임해야 합니다.

사례 연구 2: 경위서 한 장으로 엇갈린 두 직원의 운명

제가 근무하던 공장에서 비슷한 시기에 두 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두 직원 모두 안전 수칙을 미준수하여 경미한 부상을 입고, 회사 장비에 손상을 입혔습니다. 두 사람 모두 경위서를 제출했지만, 그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 직원 A의 경위서: "오랫동안 해오던 작업이라 방심했습니다. 관행적으로 다들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별문제 없을 줄 알았습니다. 재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 직원 B의 경위서: "안전 덮개를 열고 작업하면 더 빠르다는 안일한 생각에, 명시된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점을 인정합니다. 저의 명백한 과실이며, 이로 인해 회사에 손실을 끼치고 동료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즉시 안전 교육을 재이수하고, 매일 작업 전 안전 체크리스트를 통해 동료들과 상호 점검하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회사는 직원 A의 경위서를 보고 '반성의 기미가 없고 책임을 남에게 전가한다'고 판단하여 '감봉 3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반면, 직원 B는 자신의 잘못을 명확히 인정하고 구체적인 개선 의지를 보여준 점을 높이 사, 공식적인 징계 대신 '엄중 경고' 조치와 함께 그가 제안한 안전 캠페인 활동을 지원해주었습니다. B직원은 이후 안전 관리 우수사원으로 표창까지 받았습니다.

이 사례는 경위서가 단순한 종이 한 장이 아니라, 자신의 태도와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문서임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경위서 제출 거부: 가능할까? 거부 시 불이익은?

원칙적으로 경위서 제출은 회사의 정당한 '업무 지시'에 해당하므로, 근로자는 이를 따라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경위서 제출을 거부할 경우, 이는 '업무 지시 불이행'이라는 또 다른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회사의 경위서 요구가 부당하거나(요구 사유 불분명, 취업규칙 근거 부재 등), 시말서처럼 '반성'이나 '사죄'를 강요하여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제출을 거부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인이 이를 판단하고 거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거부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괘씸죄 적용 등)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거부를 고려하기보다는, '사실에 기반하여 나에게 불리하지 않게' 작성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입니다.

경위서와 해고: 어떤 경우에 해고까지 이어질 수 있나

경위서 한 장 썼다고 바로 해고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해고는 근로기준법상 '사회 통념상 고용 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어야만 정당성이 인정되는 매우 중대한 처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경위서가 해고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 금전 횡령, 배임, 성범죄, 고의적인 기물 파손 등 사회 통념상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비위 행위에 대한 사실을 인정하는 경우
  • 과거에도 동일한 또는 유사한 잘못으로 여러 차례 경위서를 제출하고 징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경우 (반복성)
  • 경위서에 명백한 거짓말을 기재한 것이 발각되어 신뢰 관계가 완전히 파탄 났다고 판단되는 경우

결국 경위서 자체보다는, 경위서에 담긴 '사건의 중대성'과 '개선 가능성'이 해고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위서 제출 후 불이익 완벽 분석



경위서 관련 자주 묻는 질문 (FAQ)

Q. 경위서와 시말서는 어떻게 다른가요?

A. 두 문서는 목적과 뉘앙스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경위서'는 사건의 발생 과정과 원인을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하여 보고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반면 '시말서'는 자신의 잘못을 명확히 인정하고 사죄하며,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반성'의 의미가 훨씬 강합니다. 법적으로 시말서 제출 강요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판례가 있어, 최근 기업에서는 사실관계 확인 목적의 경위서로 대체하는 추세입니다.

Q. 경위서를 제출하면 무조건 징계를 받게 되나요?

A.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경위서 제출이 곧 징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위서의 주된 목적은 회사가 사건의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경중이 낮고, 경위서를 통해 충분히 반성하는 태도와 구체적인 재발 방지 의지를 보여준다면, 공식적인 징계 없이 '주의'나 '경고' 조치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결국 어떻게 작성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회사에서 요구하는 양식이 없으면 어떻게 작성해야 하나요?

A. 정해진 양식이 없다면 오히려 더 자유롭게 핵심 내용에 집중하여 작성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A4 용지에 기본적인 인적 사항(소속, 직위, 성명), 제목(예: '업무용 노트북 파손에 대한 경위서'), 그리고 본문 내용을 충실하게 담으면 됩니다. 본문에는 앞서 설명한 사건 개요, 사건의 상세 경위(육하원칙), 원인 분석, 재발 방지 대책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며, 마지막에 작성일과 본인의 서명을 기재하면 완벽한 경위서 양식이 됩니다.

Q. 경위서에 약간의 거짓말을 섞어도 괜찮을까요?

A. 절대 안 됩니다. 이는 당신의 직장 생활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했다가 나중에 거짓임이 밝혀질 경우, 이는 '허위 보고'라는 매우 심각한 추가 징계 사유가 됩니다. 이는 기존의 잘못보다 더 큰 문제로 비화되어 신뢰 관계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다소 불리하게 느껴지더라도, 반드시 확인된 사실만을 정직하게 작성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길입니다.


결론: 경위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

경위서 제출 요구는 누구에게나 두렵고 피하고 싶은 순간입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우리는 이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가장 현명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경위서는 당신에게 찍히는 '주홍글씨'가 아니라, 당신의 책임감과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강조한 세 가지 핵심, '육하원칙에 따른 객관적 사실 기술', '진정성 있는 자기반성과 책임 인정', 그리고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재발 방지 대책'을 기억하십시오. 이 원칙에 따라 작성된 경위서는 징계의 칼날을 피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당신을 '실수는 했지만 믿고 맡길 수 있는 직원'으로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실수는 인간적인 것이지만, 그 실수를 어떻게 책임지는지가 전문가를 만든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경위서 요구에 당황하지 마십시오. 이 글을 다시 한번 차분히 읽어보고, 당신의 진심과 책임감을 담아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다면, 이번 위기는 분명 당신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귀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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