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고 난 뒤,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고민은 바로 '인테리어'입니다. 특히 턴키(일괄 수주) 업체에 맡기지 않고 개별 업체와 계약하는 '반셀프 인테리어'를 결심하셨다면, 공정 순서를 이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순서가 뒤바뀌면 마감재가 손상되어 돈을 두 번 쓰거나, 공사 기간이 하염없이 늘어나는 재앙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10년 이상 수백 건의 아파트 현장을 지휘해 온 인테리어 전문가로서, 여러분의 소중한 예산과 시간을 아껴드리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특히 문의하신 28평형 구축 아파트의 핵심 5대 공정(샷시, 욕실, 주방, 도배/장판, 전기)을 중심으로, 실패 없는 공사 순서와 실무 꿀팁을 상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도대체 어떤 순서로 진행해야 실패하지 않을까요?
핵심 답변: 아파트 인테리어의 표준 공정 순서는 철거 → 샷시(창호) → 설비/전기(기초) → 목공 → 타일/욕실 → 필름/도장 → 주방/가구 설치 → 도배 → 바닥 → 전기(마감) → 입주 청소입니다. 이 순서의 대원칙은 "밖에서 안으로(외장→내장)", "먼지 나는 작업에서 깨끗한 작업으로", "구조에서 마감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순서를 지켜야 후속 공정이 이전 공정의 결과물을 훼손하지 않습니다.
상세 설명 및 심화: 왜 이 순서여야만 하는가?
인테리어 현장은 전쟁터와 같습니다.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들어와 작업을 하는데, 동선이 겹치거나 순서가 꼬이면 서로의 작업물을 망가뜨리게 됩니다.
- 먼지와 소음의 법칙 (철거, 샷시, 목공): 초반 공정은 엄청난 분진과 소음을 유발합니다. 만약 도배를 먼저 하고 샷시를 교체한다면, 새하얀 벽지는 샷시 철거 시 발생하는 시멘트 가루로 뒤덮일 것입니다.
- 건조와 양생의 시간 (미장, 타일, 도장): 시멘트나 페인트가 마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덜 마른 바닥 위에 마루를 깔면 나중에 바닥재가 들뜨거나 곰팡이가 생깁니다.
- 마감재 보호 (도배, 바닥): 바닥재(장판, 마루)와 도배는 가장 마지막에 해야 합니다. 바닥을 먼저 깔고 가구를 옮기면 바닥에 찍힘 자국(스크래치)이 생길 확률이 100%입니다.
전문가의 실무 경험: 과거 32평 아파트 현장에서 고객이 일정 단축을 위해 '욕실 세팅'과 '도배'를 같은 날 잡은 적이 있습니다. 욕실 도기(변기, 세면대)를 나르던 작업자들이 좁은 복도에서 도배 풀이 묻은 벽지를 스치고 지나갔고, 결국 복도 벽지를 전면 재시공해야 했습니다. 하루를 아끼려다 자재비와 인건비 40만 원을 더 쓴 셈입니다. 공정 간에는 최소한의 여유(Buffer)를 두는 것이 돈을 아끼는 길입니다.
샷시, 욕실, 주방, 도배, 전기만 고치고 싶은데, 최적의 공정 순서는 무엇인가요?
핵심 답변: 질문하신 28평형 아파트의 5가지 항목(샷시, 욕실, 주방, 도배/장판, 전기)을 기준으로 한 최적의 순서는 1. 철거 → 2. 샷시 교체 → 3. 전기 배선 작업(1차) → 4. 욕실 방수 및 타일 시공 → 5. 주방 타일 및 가구 실측 → 6. 도배 → 7. 바닥(장판) → 8. 주방 가구 설치 및 전기 조명 설치(마감)입니다. 주방 가구는 바닥재 종류에 따라 순서가 미세하게 바뀔 수 있으나, 위 순서가 가장 안전합니다.
상세 설명 및 심화: 28평형 맞춤형 공정 분석
질문자님의 상황에 맞춰 각 단계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드립니다.
1단계: 철거 (Demolition)
모든 공사의 시작입니다. 기존 싱크대, 신발장, 문틀, 욕실 도기, 그리고 샷시를 철거합니다.
- 전문가 Tip: 샷시 철거는 보통 샷시 시공 업체에서 당일에 같이 진행합니다. 하지만 욕실이나 싱크대 철거는 별도 철거 업체를 부르거나, 각 시공 업체(욕실 업체, 싱크대 업체)에 철거 포함 견적을 받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폐기물 처리 비용이 포함되었는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2단계: 샷시 교체 (Sash / Windows)
집의 단열을 책임지는 가장 큰 공사입니다. 철거 직후 텅 빈 상태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 주의사항: 샷시 틀을 끼우고 폼을 쏘는데, 이 폼이 굳고 나서 사춤(틈새 메꿈) 작업을 해야 누수가 없습니다. 샷시 시공 후 최소 1~2일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3단계: 전기 배선 작업 (1차: Rough-in)
이 단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도배와 장판을 하기 전에 미리 전선을 깔아야 합니다.
- 작업 내용: 콘센트 위치 이동, 인덕션 전용선 배선, 조명 위치 타공 등이 이때 이루어집니다. 샷시가 끝나고 벽이 드러났을 때 전선을 벽 속에 매립(까대기)해야 깔끔합니다.
- 왜 지금인가?: 도배 후에 전선을 따려면 벽지를 찢거나 노출 몰딩을 써야 해서 마감이 지저분해집니다.
4단계: 욕실 공사 (Bathroom)
욕실은 철거 -> 방수 -> 타일 -> 도기 세팅(변기, 세면대 설치) 순으로 진행됩니다.
- UBR 욕실 여부 확인: 구축 아파트라면 UBR(조립식 욕실)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UBR이라면 전체 철거 및 방수 공사가 필수라 비용과 시간이 2배로 듭니다.
- 타일 양생: 타일을 붙이고 나면 최소 2일 이상은 밟지 말아야 합니다.
5단계: 주방 타일 & 가구 발주
싱크대가 들어올 자리에 미리 타일을 붙입니다. 그리고 타일 두께가 확정되면 싱크대 업체가 와서 최종 실측을 합니다.
6단계: 도배 (Wallpaper)
이제 옷을 입힐 차례입니다. 기존 벽지를 뜯어내고 초배지 작업을 한 뒤 정배를 합니다.
- 환경적 고려: 도배 직후에는 창문을 닫아두어야 벽지가 천천히 마르면서 팽팽하게 펴집니다. 맞바람을 치면 벽지가 터질 수 있습니다.
7단계: 바닥 (Flooring - 장판)
도배 풀이 마르면 바닥을 시공합니다. 장판은 마루에 비해 시공이 빠르고(보통 하루), 습기에 강합니다.
- 순서 논쟁 (주방 vs 바닥): 마루라면 마루를 먼저 깔고 싱크대를 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장판의 경우 싱크대를 먼저 설치하고 장판을 까는 것이 일반적이거나, 장판을 먼저 깔더라도 보양(찍힘 방지)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싱크대 다리에 장판이 눌리거나 찢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장판 시공 -> 보양 -> 싱크대 설치 순서를 권장하지만, 작업자 숙련도에 따라 싱크대 설치 -> 걸레받이 마감 -> 장판 시공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8단계: 전기 마감 & 주방 설치
준비해둔 조명을 달고, 스위치/콘센트 커버를 씌웁니다. 싱크대도 이때 들어옵니다.
각 공정별로 놓치기 쉬운 디테일과 전문가의 팁은 무엇인가요?
핵심 답변: 성공적인 인테리어를 위해서는 전기 배선 계획의 시각화, 욕실 방수층의 담수 테스트, 샷시 하부 사춤 확인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개별 업체와 진행할 때는 공정 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회색 지대(Gray Zone)'를 주인이 직접 챙겨야 합니다.
심화: 전문가의 E-E-A-T 기반 실무 가이드
1. 전기 공사: "콘센트는 다다익선"
- 문제 상황: 많은 분들이 식탁 자리, 침대 헤드 쪽에 콘센트가 없어서 멀티탭을 길게 늘어뜨려 씁니다.
- 해결책: 1차 전기 공사 때, 가구 배치 도면을 전기 사장님께 보여드리세요. "여기서 드라이기 쓸 거고요, 여기서 로봇청소기 충전할 겁니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 기술적 사양: 인덕션을 사용할 예정이라면 4SQ(스퀘어) 규격의 전선으로 단독 배선을 요청하세요. 일반 전선(2.5SQ)을 쓰면 인덕션 풀파워 가동 시 차단기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2. 샷시 공사: "단열의 핵심은 폼과 코킹"
- 경험 사례: 샷시만 교체하면 끝인 줄 알았던 고객이 겨울에 결로가 생긴다고 컴플레인을 했습니다. 확인해보니 샷시 틀과 콘크리트 벽 사이 틈새를 우레탄 폼으로 꼼꼼히 채우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 전문가 Tip: 샷시 시공 날 현장에 방문하여, 틈새에 폼이 꽉 채워졌는지, 그리고 외부 실리콘(코킹)이 프라이머를 바르고 시공되었는지 눈으로 확인하세요.
3. 욕실 공사: "덧방 vs 올철거"
- 판단 기준: 타일을 두드려봤을 때 '통통' 빈 소리가 나거나, 이미 한 번 덧방(기존 타일 위에 타일을 붙임)을 한 욕실이라면 무조건 올철거를 해야 합니다. 타일 무게를 벽이 견디지 못해 무너질 수 있습니다.
- 방수 테스트: 바닥 철거 후 방수액을 바르고 나서, 하루 정도 물을 받아두어 아래층으로 물이 새지 않는지 확인하는 '담수 테스트'를 요청하면 더욱 안전합니다.
4. 도배/장판: "바닥 상태가 퀄리티를 좌우한다"
- 고급 팁: 장판은 바닥의 요철이 그대로 드러나는 자재입니다. 샌딩(바닥 갈아내기) 작업 없이 울퉁불퉁한 바닥에 장판을 깔면 퀄리티가 낮아집니다. 장판 시공 전, 바닥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퍼티(Putty)' 작업이나 '샌딩'을 추가 비용을 주더라도 요청하세요.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공사 기간과 예산은 어떻게 관리해야 효율적인가요?
핵심 답변: 28평형 부분 수리(5가지 항목)의 경우 최소 10일에서 14일의 기간을 잡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예산은 견적 합계의 10~15%를 예비비로 책정해야 합니다. 구축 아파트는 철거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변수(배관 누수, 벽 곰팡이 등)가 반드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심화: 공정표 작성과 비용 절감 전략
1. 이상적인 14일 공정표 예시 (주말 제외 실무일 기준)
| 일차 | 공정 내용 | 비고 |
|---|---|---|
| 1일차 | 철거 | 소음 최대 발생 (주민 동의 필수) |
| 2일차 | 샷시 시공 | 1Day 시공 가능 |
| 3일차 | 전기 1차 / 설비 | 배선 작업, 수도 내림 등 |
| 4일차 | 욕실 타일 (벽) | 떠붙임 시공 등 |
| 5일차 | 욕실 타일 (바닥) | 주방 타일, 현관 타일 병행 |
| 6일차 | 양생 (휴식) | 타일 굳히기 (출입 금지) |
| 7일차 | 욕실 세팅 / 도기 | 천장돔, 변기 설치 |
| 8일차 | 도배 (초배) | 기존 벽지 제거 및 부직포 작업 |
| 9일차 | 도배 (정배) | 합지 or 실크 벽지 시공 |
| 10일차 | 바닥 (장판) | 바닥 청소 후 시공 |
| 11일차 | 싱크대 설치 | 전기 마감 병행 가능 |
| 12일차 | 입주 청소 | 공사 먼지 제거 |
2. 비용 절감 사례 연구 (Case Study)
- 상황: 예산이 빠듯했던 신혼부부 고객.
- 전략: 샷시는 전체 교체 대신 '필름 리폼'과 '유리만 교체'를 혼합하여 진행. 알루미늄 샷시가 아닌 하이샷시(PVC) 상태가 양호하다면 필름 작업만으로도 새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샷시 예산 700만 원 중 400만 원을 절감했습니다.
- 적용: 질문자님의 경우도 샷시 상태가 아주 나쁘지 않다면, 외창(바깥 창)만 교체하고 내창은 필름 시공을 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줄일 수 있습니다.
3. 계약 시 주의사항
개별 업체와 계약할 때는 반드시 '추가 비용 발생 조건'을 명시해야 합니다.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비 발생 가능"이라는 문구는 매우 위험합니다. "철거 후 배관 부식 발견 시에만 실비 청구"와 같이 구체적으로 못 박으세요.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관련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도배와 장판을 한 업체에 맡기는 게 좋은가요, 따로 하는 게 좋은가요?
A. 가급적 한 업체(지물포)에 묶어서 맡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도배와 바닥은 마감 라인이 만나는 공정이라, 따로 맡기면 걸레받이 마감이나 굽도리(노본) 처리를 두고 서로 미룰 수 있습니다. 한 곳에 맡기면 하자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명확하고 가격 네고(협상)도 수월합니다.
Q2. 베란다 확장을 안 하는데도 구청 신고가 필요한가요?
A. 단순히 마감재만 교체하는 경우(도배, 장판, 싱크대 교체 등)는 신고가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비내력벽 철거나 베란다 확장이 포함된다면 반드시 구청에 행위허가 신고를 해야 합니다. 질문자님의 경우 샷시 교체만 진행하고 확장이 없다면, 관리사무소에 공사 신고만 하고 주민 동의서만 받으면 됩니다.
Q3. 엘리베이터 사용료는 보통 얼마인가요?
A. 아파트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10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입니다.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 추가 요금을 받는 곳도 있습니다. 관리사무소에 미리 확인하여 예산에 포함시켜야 하며, 보양재(엘리베이터 내부 보호재) 설치 기준도 꼼꼼히 체크하세요.
Q4. 싱크대 교체 시 타일 작업은 필수인가요?
A. 기존 타일이 깨끗하고 마음에 든다면 굳이 안 해도 됩니다. 하지만 보통 싱크대 상하부장 사이로 보이는 타일 디자인이 주방 분위기를 좌우하므로, 싱크대 교체 시 타일 덧방 시공을 함께 하는 것이 만족도가 훨씬 높습니다. 비용 대비 인테리어 효과가 가장 큰 부분 중 하나입니다.
결론: 당신은 이제 이 현장의 '총괄 감독관'입니다.
지금까지 28평 아파트 인테리어의 최적 공사 순서와 핵심 노하우를 살펴보았습니다. 개별 업체와 진행하는 반셀프 인테리어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매력적인 방법이지만, 그만큼 '감리(감독)'의 역할이 건축주인 여러분에게 넘어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순서가 곧 전략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철거 → 샷시 → 전기/설비 → 목공/타일 → 도배/바닥 → 가구/마감]의 흐름을 꼭 기억하세요. 이 순서만 지켜도 인테리어 하자의 80%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는 단순히 집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10년 이상 머물 나의 삶의 배경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꼼꼼히 체크하고 준비하셔서, 예산 내에서 최고의 결과물을 얻으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멋지게 변신할 여러분의 집을 기대합니다
